본문 바로가기

디지털노마드

가슴에 꿈을 묻고 사는 여성들

# 경력 단절 여성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

경력단절 여성분들의 인터뷰를 보기 전에는 경력단절 여성을 너무 좁은 범위로 보고 있었던 것 같아요. 막연하게 직장 다니다 결혼해서 아이 낳고 한 3년 육아하고 다시 복귀하는 30대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20~50대까지 다양한 연령이 있더라고요. 경력 단절된 이유도 꼭 육아에 한정되지도 않고요. 비혼인 분인데, 갑작스럽게 병에 걸려 병원에 장기간 입원하게 되어서 경력단절이 생기신 분도 있고, 부모님이나 시부모님 간병을 하기 위해 경력단절이 생기신 분도 있고요.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다 보면 경력단절은 언제라도 누구에게라도 생길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여성에게 요구되는 다양한 사회적 역할들 속에서 자의 반, 타의 반 생기게 되는, 생의 어느 순간에라도 만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요.

 

인터뷰를 읽다 보니, 가슴을 울리는 얘기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그중에 몇 분을 소개해드릴까 해요:)

 

▼ 지난 이야기들

경력단절여성 서울시 지원 사업 정책

경력단절 여성들의 콘텐츠 창업 스토리

 

 

# 20년 동안 묻어두었던 작가의 꿈을 이루다

문예창작과 졸업 후에 단편소설로 등단도 하고, 방송국과 출판사에서 일하며 전성기를 누리다가, 남편 지방근무와 연년생으로 태어난 아들 때문에 경력단절 기간이 20년이 지난 분이 계셨어요. <1인 1 책> 과정 홍보 전단지를 우연히 신문에서 보고, 2개월 동안 수강 후, 딸에게 보냈던 편지들을 모아 책을 출판하면서 "인생 2막이시작"되셨대요.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클릭!)

 ⓒ 서울우먼업 홈페이지
 ⓒ 진유정 작가 책 <저 달이 우리 딸을 지켜주겠지>

 

# 10년 간 전업주부에서 목공방 주인장으로

결혼 후 바로 전업주부가 되어 10년의 경력단절이 있었는데, 그 당시 유행하던 <DIY 목공 전문가> 과정 수료 후, 목공방을 창업한 분도 계세요. "제게 직업은 활력소이고 세상과 소통하는 창구입니다. 또 공방은 게으른 저를 아침 일찍 일어나게 하고 아이디어가 자꾸 샘솟는 바람에 퇴근을 자꾸만 미루고 싶어 지는 보물창고 같은 곳이에요."라는 인터뷰 속에서 왠지 모르게 먹먹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클릭!)

 ⓒ 서울우먼업 홈페이지
 ⓒ 우드마마 인스타그램

 

# 10년간의 간병과 우울증을 딛고 교육 협동조합 창업

학원과 공부방 10년 운영의 경력이 있으셨던 분도 계셨는데, 시부모님의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간호를 도맡아 해야 했고, 8년의 경력단절 기간이 생겼다고 합니다. 공백 기간에 대한 두려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찾아와 우울증으로 2년을 지나셨다고 해요. 그러다 일단 공부라도 해보자, 하는 마음에 <역사·문화·생태 체험강사 양성과정>을 듣고, 현재는 역사·문화·생태체험학습을 진행하는 협동조합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현재 운영하는 회사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활력소를 불어넣어준 삶의 의미이자 모든 것'이라고 하시네요.(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클릭!)

 ⓒ 서울우먼업 홈페이지
 ⓒ 우리랑가협동조합 인스타그램

 

 

# 물에 빠진 김에 조개를 줍자

어쩔 수 없는, 지나가야만 하는 경력단절이라면, 이왕 새롭게 시작하는 일은 그 전의 일과는 완전히 달랐으면 좋겠어요. 가슴이 뛰는 일, 단절되지 않을 수 있는 일, 육아와 함께 할 수 있는 일, 이런 일들이 되면 좋겠어요.

 

경력단절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씁쓸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연대감이 생기기도 해요. 제가 언젠가 경력단절을 딛고 정말 제가 사랑하는 저만의 일을 찾게 된다면, 많은 경력단절 여성들의 손을 잡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꺼이 그분들의 동료가 되어야지, 친구가 되어야지 다짐도 해봅니다 :)

 

ⓒ Hian Oliveira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