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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전이수 갤러리와 엄마의 마음

몇 년 전에 SBS 영재발굴단을 통해 '전이수'라는 꼬마 작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도 참 마음에 많이 남았었는데, 얼마 전에 영재발굴단에 한번 더 출연한다는 소식에 찾아보았습니다. 훌쩍 큰 모습에 왠지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보게 되더라고요. 

 

전이수 군은 제주도에 살며,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데요. 특히, <엄마의 마음>이라는 작품을 설명하는데 마음이 많이 울리더라구요..

출처 : SBS영재발굴단 방송화면 (https://programs.sbs.co.kr/culture/findinggenius/clip/0/22000296288)

저의 셋째 동생 유정이가 특수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언제 한번 엄마가 유정이 학교 데려다줄 때 따라간 적이 있는데, 거기 어떤 엄마가 어떤 형아를 학교에 들어가라고 하고서 한참을 뒤에서 지켜 보더라고요.

그때 그 광경을 보니까 여러 가지 생각이 났어요. 학교가 아니라, 앞으로 그 형아가 혼자 걸어가야 할 인생길이라고 생각했을 때, 뒤에서 보내는 엄마의 마음에는 눈물이 날 것 같아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사랑의 눈물이에요. 그 엄마의 마음을 이 그림에 담고 싶었어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가 있을까요? 동네 도서관에 가서 전이수 군의 책을 여러 권 빌려왔어요. [걸어가는 늑대들], [새로운 가족], [꼬마악어 타코], [나의 가족, 사랑하나요?] 이렇게 4권을 빌려왔는데요. 4권 모두 관통하는 메시지는 결국 '사랑'인 것 같아요. 

 

가족을 사랑하고, 동물과 자연을 사랑하고, 아픈 사람들과 인종과 연령을 초월하여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 그 마음이 글과 그림들에서 뚝뚝 떨어져서 많은 감동과 위로를 받았습니다. 

 

특히, 육아로 지치고 힘든 마음을 안아주는 듯한 그림과 글들이 많았어요.

출처 : 노트폴리오(https://magazine.notefolio.net/1794)

고마운 우리 엄마,  그리고… 세상의 모든 엄마들

엄마가 우리 남매들을 돌보아주는 모습에 고마움을 느껴서 그걸 그림으로 표현했다. 엄마 악어는 새끼 악어들을 등에 업고 가면서도, 물에 빠진 악어도 챙기느라 눈이 한쪽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여러 곳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 엄마뿐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엄마들도 이렇게 아이들을 위해 바쁘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고, 그 모습과 그 마음이 고마워서 그려보았다.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이런 마음. 평소에는 잊고사는 마음들을 끄집어내 주네요. 나도 우리 아이에게 이런 존재겠구나, 조금 더 당당해도 되겠다, 조금 더 뿌듯해해도 되겠다, 조금 덜 자책해도 되겠다, 잘하고 있다, 다행이다. 이런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한편으로는, 돈 벌고 싶어서 쓰는 글이 아니라, 사실은 이런 글을 쓰고 싶은데.. 이런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내 속에는 이런 따뜻한 마음도, 돈을 벌고 싶은 마음도, 엄마로서 고군분투하는 마음도 모두 있다는 걸 늘 상기하고 있으면 좋은데, 순간순간에는 꼭 어디론가 한쪽으로 치우치고 그러네요ㅎㅎ

 

마음이 지친 날에, 울고 싶은 날에, 위로가 필요한 날에 어느 페이지든 펼쳐보면 다시 힘이 나는 그런 책인 것 같습니다. 고마워요, 사랑해요 이수군 :)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갤러리에도 가보고 싶었는데, 일정이 안 맞아서 정말 아쉽게도 못 갔어요ㅠ 제주공항 근처에 있고, 매일 11시, 2시에 도슨트도 진행하니 일정 맞으시면 직접 가서 보면 더 감동이 있을 것 같아요. 아.. 다시 생각해도 너무 아쉽네요ㅎㅎ

 

<걸어가는 늑대들 전이수 갤러리>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아연로 520

- 이용시간 : 매일 10:00-18:00

- 홈페이지 : https://www.instagram.com/gallery_walkingwolves/

- 도슨트 예매 : https://m.booking.naver.com/booking/12/bizes/326379/items/3347675?area=plt